
단풍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10월 하순이 되면 가을 꽃구경의 마지막 주자인 국화 축제가 줄줄이 문을 엽니다.
올해는 대전과 전북 익산, 전남 함평, 경남 창원이 잇따라 국화 축제를 열고 모두 밤에 승부를 거는 점이 닮았는데, 축제마다 입장료와 규모, 주차 조건, 개막과 폐막 날짜가 달라 일정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갈립니다. 오늘이 10월 23일 금요일이니 이번 주말부터 11월 둘째 주말까지 세 번의 주말에 어떤 축제를 어떤 순서로 가면 좋은지, 차박 여행자의 눈으로 풀어 드립니다. 이 글은 매일신문이 10월 16일 정리한 축제 비교 기사를 바탕으로 하며 개화 상황과 운영은 날씨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출발 전에 각 축제의 공식 공지를 확인해 주세요.
가장 먼저 열린 곳은 대전 유림공원입니다. 제17회 유성국화축제는 10월 17일 시작해 11월 1일까지 이어지며 도심 생태공원이라 대중교통으로 닿기 쉽고 입장료가 없습니다. 개막일 저녁에는 드론 1,500대가 하늘에 빛으로 그림을 그렸고 축제장은 밤 10시까지 열어 소망등을 달고 야외에서 영화를 틀며, 올해는 과학도시를 상징하는 한빛탑 국화 조형물을 새로 세우고 아스타 정원을 넓혔다고 합니다. 폐막이 11월 1일이므로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초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오늘 개막한 익산과 함평은 색깔이 정반대입니다. 제23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는 입장료가 없고 중앙체육공원과 신흥근린공원, 익산역 도심 세 거점에 꽃을 나눠 심어 시내를 걸으며 보는 방식입니다. 본행사는 11월 1일까지지만 전시는 일주일 더 남겨 두며 운영은 밤 9시까지입니다. 해마다 70만 명 넘게 찾는 축제이고 시내 음식점이나 카페, 숙박시설 영수증을 보여 주면 국화 화분을 준다고 합니다. 도심형이라 차박 여행자는 차를 두고 걸어 다니는 계획이 편합니다.
함평엑스포공원의 2026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10월 23일부터 11월 8일까지 17일간 열려 다섯 곳 중 가장 깁니다. 주제는 신화의 국화동산이고 국화 21만 본에 분재와 복조작 2,000점 넘게를 전시관 다섯 곳에 나눠 건다고 합니다. 성인 현장 입장료는 7,000원이며 지역 쿠폰을 돌려주고 22일까지는 미리 예매하면 할인했습니다. 이 축제는 입장료가 있는 유일한 곳이어서 요금 부담과 전시 규모를 함께 따져 보세요.
마지막 주자는 창원 마산입니다. 제2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아흐레 동안 열리고 입장료는 없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 명이 다녀가 다섯 곳 중 가장 붐볐다고 합니다.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해양신도시로 축제장을 넓혔고 3·15해양누리공원 한 곳에만 국화 10만 본을 깔며, 줄기 하나에서 1,540송이를 피워 기네스 기록에 오른 다륜대작이 간판입니다. 개막일 밤 불꽃쇼로 시작해 11월 4일 저녁에는 해상 낙화놀이를 처음 선보이는데 낙화봉 1,500개 넘게 매달아 한 시간 동안 바다 위로 불꽃을 흘립니다.
이 밖에도 선택지가 있습니다. 충남 서산국화축제는 11월 6일부터 열흘간 고북면 복남골길 노지 밭에서 열리며 입장료가 없고 조형물 없이 밭에 핀 꽃을 그대로 보는 축제입니다. 인천 검단의 드림파크 국화축제는 10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무료 입장과 무료 주차이며 매주 월요일은 쉽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이 두 곳도 후보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개화 시기입니다. 가을 늦더위는 국화 축제의 오랜 골칫거리이며 재작년 마산 축제는 꽃이 늦게 피어 폐막 뒤 전시를 일주일 더 끌었다고 합니다. 올해도 지자체 화훼 담당자들은 폭염의 여파로 10월 중순 개화율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익산시는 지난해 일찍 피는 조생종과 중생종 비중을 60퍼센트까지 올리고 하우스에 스마트 환기와 차광 암막을 달아 개화를 앞당겼고 창원은 낮에 개화가 고르지 않아도 밤에 볼거리가 되도록 꽃밭에 경관조명을 깔았습니다. 한 화훼 전문가는 개막 초반에는 만개율이 낮을 수 있으므로 활짝 핀 꽃을 보려면 축제 중반 이후에 찾으라고 권했습니다.
날짜로 세 번의 주말을 짜 보겠습니다. 10월 24일과 25일 이번 주말은 유성과 익산, 함평이 모두 열려 있지만 익산과 함평은 개막 직후라 개화율이 낮을 수 있습니다. 10월 31일과 11월 1일 다음 주말은 마산이 개막하고 유성과 익산이 폐막하는 날이어서 일정이 가장 빡빡합니다. 11월 7일과 8일 마지막 주말은 함평과 마산이 폐막하는 시점으로 중반 이후 개화를 노리기 좋지만 폐막 직전의 혼잡도를 감안해야 합니다. 이 배치는 날짜만 비교한 것이며 실제 개화는 현지 상황을 보세요.
차박 여행자라면 숙박과 주차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익산은 주말에 11곳의 주차장을 열고 창원은 세 축제장에 5,500면을 두고 마산역에서 무료 셔틀을 운행합니다. 다만 마산 셔틀은 평일 오후 6시에 끊겨 야간 관람객의 귀갓길이 비고 창원시 안전교통국도 낙화놀이 시간대 해안도로의 병목을 우려한다고 합니다. 밤 행사를 보려면 돌아오는 교통편을 미리 확인하세요. 축제장 주변 공영주차장에서의 숙박과 취사는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숙박은 지정된 야영장이나 숙소에서 해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밤 축제를 즐기는 순서도 알려 드립니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주차를 마치고 낮의 꽃을 먼저 보고 저녁을 먹은 뒤 야간 조명을 보는 흐름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익산은 밤 9시, 유성은 밤 10시까지 운영하므로 늦은 시간 입장은 자제하시고 마산의 낙화놀이는 11월 4일 저녁 한 번의 행사이므로 그날을 노린다면 일찍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가을 저녁은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므로 겉옷과 보온 용품을 챙기세요.
비용과 바가지요금도 알아 두세요. 다섯 곳 중 입장료가 있는 곳은 함평뿐이어서 가족이 간다면 입장료가 인원수에 비례해 늘어납니다. 가정으로 성인 네 명이 현장에서 입장하면 7,000원에 4를 곱한 2만 8,000원입니다. 축제장 주변 음식과 주차 요금은 곳에 따라 다르므로 예산에 여유를 두세요. 행정안전부는 100만 명 이상 축제에 민관 합동 점검반을 보내고 올해 2월 기획재정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 점포가 바가지요금으로 적발되면 등록을 바로 취소하기로 했으며 창원시도 적발 점포 즉시 퇴출제를 두었습니다.
시기별 혼잡도도 감안하세요. 행정안전부가 2024년 집계한 10월 한 달 전국 지역축제는 373개로 한 해 축제의 30퍼센트가 이 한 달에 몰립니다. 같은 시기 단풍과 억새, 다른 꽃축제도 겹치므로 주말에는 도로와 주차장이 혼잡하고 숙박 예약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일에 방문할 수 있다면 같은 축제를 한결 여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평일 야간 개장이 있는지는 축제별 공지로 확인하세요.
선택을 돕는 기준을 한 줄로 줄여 보겠습니다. 무료이고 걸어서 도심을 보고 싶다면 익산, 규모와 전시를 보고 싶다면 입장료를 내더라도 함평, 도심 공원의 야경과 드론을 보고 싶다면 유성, 바다 위의 불꽃과 큰 인파를 감수하고 낙화놀이를 보고 싶다면 마산이 맞습니다. 어느 곳이든 개화는 중반 이후가 낫다는 조언을 염두에 두고 일정에 여유를 두세요.
국화 축제는 어디가 가장 화려한가보다 어느 날 어떤 순서로 가느냐가 만족을 결정합니다. 개화 중반 이후를 노려 날짜를 정하고, 주차와 귀가 교통편을 먼저 확인하며, 숙박은 지정된 야영장에서 해결하는 세 가지만 지키시면 늦가을 밤의 꽃구경을 안전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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